
김장은 한국만의 문화일까? 겨울을 대비해 음식을 저장해온 나라별 전통 문화를 살펴봅니다. 독일·일본·중국·러시아·북유럽·이탈리아의 ‘겨울 준비 음식’이 김장과 닮은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겨울을 앞두고 음식을 저장하는 문화는 한국의 김장만이 아닙니다. 독일의 소시지와 훈제, 일본의 절임 채소, 중국의 산차이, 러시아의 발효 음식, 북유럽의 베리 저장, 이탈리아의 토마토 병조림까지.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움직이며, 겨울의 식탁을 안정시키는 생활의 지혜라는 점입니다. 김장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겨울 생존 문화’의 한국식 표현입니다.
김장은 한국만의 문화일까
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겨울 풍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을 앞두고 음식을 미리 준비하고 저장하는 문화는 한국만의 특별한 사례는 아닙니다. 겨울이 길고 식재료 확보가 어려웠던 지역일수록,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선택을 해왔습니다. 바로 계절이 바뀌기 전에 먹거리를 준비하는 방식입니다. 김장은 그중 한국식 해답에 가깝습니다.
독일과 중부 유럽, 겨울을 대비한 고기 저장
독일과 중부 유럽에서는 늦가을부터 겨울 초입까지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손질해 소시지와 햄, 훈제육을 만듭니다. 신선한 고기는 오래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금과 훈연을 이용해 저장성을 높였습니다. 이 과정은 개인 작업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분업하는 공동 작업이었습니다. 김장이 집안일을 넘어 마을 행사였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일본, 채소를 말리고 절이는 쓰케모노 문화
일본에서는 겨울이 오기 전 무와 오이, 가지 같은 채소를 말리거나 절여 쓰케모노를 만듭니다. 특히 다쿠안은 무를 겨울바람에 말린 뒤 소금에 절여 완성하는데, 처마 밑에 무가 매달린 풍경은 김장철 배추가 쌓인 마당을 떠올리게 합니다. 겨울 동안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반찬이라는 점에서도 김치와 닮아 있습니다.
중국 북부, 항아리에 담그는 산차이
중국 북부 지역에서는 겨울을 대비해 배추를 큰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키는 산차이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난방이 부족했던 시절, 겨울에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항아리를 준비해두는 모습은 ‘이걸로 겨울을 난다’는 생활 전략이었고, 방식만 다를 뿐 김치와 매우 가까운 문화입니다.
러시아와 동유럽, 혹독한 겨울의 발효 음식
러시아와 동유럽은 겨울이 길고 추위가 심한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양배추, 비트, 오이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이 식탁의 중심이었습니다. 사우어크라우트와 각종 피클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겨울 생존을 위한 필수 식량이었습니다. 김치처럼 겨울에 없으면 식사가 성립되지 않는 음식이었습니다.
북유럽, 숲이 냉장고가 되는 계절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가을이 되면 베리와 버섯을 대량으로 채집해 말리거나 냉동합니다. 자연이 제공하는 식재료를 미리 확보해 겨울을 준비하는 방식입니다. 밭이 아니라 숲에서 시작된 김장이라고 볼 수 있으며, 가족 단위로 함께 준비한다는 점에서도 김장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이탈리아, 겨울을 위한 토마토 병조림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여름이 끝날 무렵 가족들이 모여 토마토를 끓여 병에 담는 파사타 작업을 합니다. 겨울 내내 파스타와 수프의 기본 재료가 되기 때문에, 이 작업이 끝나면 한 해 겨울 식탁이 준비됐다는 안도감이 생깁니다. 계절을 앞당겨 저장한다는 점에서 김장과 같은 시간 감각을 지닌 문화입니다.
김장이 특별한 이유, 그리고 보편성
세계 각국의 겨울 준비 문화를 살펴보면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겨울을 대비해 미리 저장하고,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 함께 준비하며, 계절을 견디기 위한 생활의 지혜라는 점입니다. 김장은 그래서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이면서 동시에, 인류가 공통으로 선택해온 겨울 생존 방식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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