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설탕을 줄이세요”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설탕이 덜 먹히도록 구조를 바꿨고, 실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설탕을 줄이자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습니다. 영국은 이 문제를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봤습니다. 덜 먹으라고 설득하는 대신, 설탕이 많이 선택되던 환경을 하나씩 바꿨습니다. 이 글은 영국이 설탕을 어떻게 줄였는지, 그리고 그 방식을 한국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부담 없이 풀어봅니다.
“덜 먹어라”는 말 없이, 영국이 설탕을 줄인 방법
설탕이 몸에 안 좋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도 편의점에 들어가면 달달한 음료를 집게 되고, 피곤한 날엔 자연스럽게 단 간식이 손에 들어옵니다. 영국은 이 익숙한 장면에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왜 못 줄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이렇게 쉽게 먹히게 되었을까”였습니다. 영국이 먼저 한 일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설탕이 많이 선택되도록 만들어진 길을 하나씩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제품부터 바꿨습니다.
영국은 설탕이 많은 음료에는 자연스럽게 추가 부담이 생기도록 구조를 바꿨습니다. 반대로 설탕 함량을 낮추면 그 부담을 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가격을 그대로 두려면 설탕을 줄이는 쪽이 훨씬 쉬운 선택이 됩니다. 그 결과 기업들은 광고 문구를 바꾸기보다, 레시피에서 설탕부터 줄였고, 매대에는 같은 브랜드지만 덜 단 제품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의 취향이 갑자기 바뀐 게 아니라, 선택지의 평균이 내려간 것이었습니다.
둘째, 보이는 자리를 바꿨습니다.
사람은 항상 계획해서 음식을 사지 않습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눈에 보이면 집게 됩니다. 영국은 계산대 앞과 매대 끝처럼 충동구매가 일어나는 자리를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물이나 덜 단 음료 같은 다른 선택지가 들어오자, 사람들은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한 결심이 없어도,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장면입니다.
셋째, 아이들 앞에서는 더 조심했습니다.
아이에게 반복해서 보이는 음식은 취향이 아니라 기준이 됩니다. 영국은 아이들이 많이 보는 시간대와 화면에서 달콤한 음식이 계속 등장하지 않도록 경로를 조정했습니다. “먹지 마라”라고 가르치기보다, 처음부터 자주 보지 않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접근은 단기간 효과보다, 단맛에 익숙해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둡니다.
넷째, 라벨을 ‘읽는 정보’가 아니라 ‘보는 신호’로 바꿨습니다.
영양성분표는 읽는 사람만 읽습니다. 영국은 이 현실을 인정하고, 제품 앞면에서 당이 많은지 적은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숫자를 계산하지 않아도 비교가 가능해지자, 매대 앞에서 머무는 시간 자체가 줄었고 선택도 더 빠르게 갈렸습니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꼭 설탕세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국이 보여준 핵심은 분명합니다. 설탕은 의지보다 환경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 계산대 앞에 늘 단 것만 놓지 않는 것, 1+1의 주인공이 항상 달지 않게 바꾸는 것, 아이들이 실제로 보는 화면에서 단 음식 노출을 줄이는 것, 라벨을 한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 급식에서 가당 음료가 기본이 되지 않게 하는 것. 모두 큰 결단이 아니라 자리와 기본값을 조금 바꾸는 일입니다. 영국은 덜 먹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덜 먹게 되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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